[종목대해부]'매출총량제' 규제로 카지노 매출 하락 불가피, 채용 비리로 대외 이미지까지 추락…강원랜드, 성장성 '빨간불'

국내 유일의 내국인 전용 카지노인 강원랜드 (28,900원 📷50 -0.2%)가 글로벌 카지노 시장 확대에도 불구, 나홀로 역행하며 성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의 업무 배제로 인한 가동률 하락, 정부의 카지노 매출 규제 강화 등 산적한 악재로 추진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호텔, 레저 등 비(非)카지노 사업을 키워 블루오션을 개척한다는 전략이지만 본업이자 매출의 절대치를 차지하는 카지노 사업의 지속 성장 없이는 '한쪽 날개로 나는 새'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유일 내국인 카지노, 성장엔 '양날의 검'=강원랜드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시설로 탄광촌이던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1998년 설립됐다. 폐광 이후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폐광지역자원에관한특별법'(특별법)이 설립 근거이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이 36.27%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카지노 사업장 입장이 불가능하지만 강원랜드는 특별법 11조의 적용을 받아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 가능한 곳이다. 강원랜드의 이같은 독점 사업권은 오는 2025년 말까지 보장된다.
하지만 이는 시장 진입장벽을 높여 안정적 운영이 보장되는 반면 강도 높은 규제 탓에 사업상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점에서 강원랜드엔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연매출을 올리지 못하도록 한 '매출총량제'는 대표적인 규제다. 정부는 국민들의 지나친 사행산업 소비를 막기 위해 내국인 카지노를 비롯한 경마, 경륜 등 총 7개 산업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국민총생산(GDP)과 연동한 매출총량제를 시행 중이다.
강원랜드는 2013년~2016년까지 4년간 약 4700억원의 매출을 초과해 매출총량제 규제를 받는 7개 사행산업 중 유일한 초과 사업자로 적발돼 올 1월부터 강원랜드 카지노 일반 영업장의 테이블 수가 기존 180개에서 160개로 축소되고 이달 들어 영업시간이 20시간에서 18시간으로 단축, 운영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출총량제 준수, 영업시간 단축 등을 전제로 강원랜드를 내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자로 지난해 말 재허가했다.
영업 축소의 여파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돌아왔다. 강원랜드의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1조6045억원, 영업이익 5309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5.4%, 14.2% 하락했다.
◇규제 강화에 채용 비리까지 '겹악재'=강원랜드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대체로 비관적이다. 매출 하락세가 본격 가시화한 상황에서 최흥집 전 사장의 채용 청탁 비리 등 각종 악재까지 겹쳐 '점입가경'이란 분석이다. 올 들어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 유안타증권 등 증권사들은 잇달아 투자의견과 강원랜드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채용비리에 연루된 209명의 채용 취소가 지난 3월 30일 최종 확정되면서 카지노 딜러 등 200명에 가까운 인력이 업무에서 배제돼 강원랜드는 현재 카지노 테이블 가동률이 10%이상 떨어진 상태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를 둘러싼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고있다"며 "가용인원 부족에 따른 카지노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올해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5844억원, 영업이익 5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2.88% 하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내우외환 속에 강원랜드 주가도 내림세다. 지난 27일 종가는 2만8950원으로 역대 최저치 수준에 머물렀다. 52주 장중 최고가(3만9550원)와 비교해서도 1만원 이상(26.8%) 낮다. 올 들어 개인은 411만여주를 순매수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82만여주, 139만여주를 순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7월 오픈하는 '워터월드', 돌파구 될까=강원랜드는 카지노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하반기 오픈 예정인 '워터월드'를 통해 가족형 복합 리조트로 매출 성장과 이미지 쇄신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워터월드는 기존 시설과의 연계성을 높인 물놀이 시설 중심의 워터파크로 국내외 지명도 및 희소성을 갖춘다는 계획 아래 총 사업비 1672억원이 투입됐다. 2014년 1월 공사낙찰자로 동부컨소시엄이 선정돼 그해 8월 착공했으며 올 7월쯤 문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워터월드의 매출 기여도에 대해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매출 구조상 카지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5% 이상으로 워낙 커 단 기간 내 신사업이 이를 대체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많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워터월드 개장으로 모객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매출총량제를 준수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해당 수요가 카지노 매출 확대로 이어지긴 힘들다"며 "워터월드의 매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