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헌 한국관광레저학회 회장] 카지노가 코로나19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 관광산업에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광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려왔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규제가 심한 카지노 산업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이제라도 적극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지노는 관광산업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세계 10대 관광 대국과 10대 카지노 대국이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은 이를 대변한다. 미국 네바다주의 황량한 사막에 만들어진 라스베이거스, 작은 수상도시에 불과했던 마카오의 변신이 대표적 사례다.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개발하면서 관광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면서 신규 외래관광객을 대폭 끌어들였고, 또 재방문율을 높이면서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이런 효과에 힘입어 세계 카지노 산업도 매년 10~30% 꾸준히 성장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카지노 매출은 마카오가 43조원(약 361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14조원(약 119억 달러), 싱가포르가 8조5000억원(약 71억 달러), 필리핀은 5조원(약 42억 달러)을 벌어 들였다.
물론 국내에도 17개의 카지노가 있다. 하지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카지노는 강원랜드 한 곳뿐이라는 게 문제다. 서울, 부산, 인천, 대구, 제주에 위치한 나머지 16곳은 모두 외국인 전용시설이다. 매출액 차이도 크다. 강원랜드는 2019년 매출액 1조 5201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전체 매출 규모보다 높은 수준이다. 강원도 산골이라는 지리적 약점에도 내국인 출입 여부가 카지노 실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법을 바꾸지 않는 한 오픈카지노 신규 허가는 불가능하다.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과 관광진흥법에는 “2025년 말까지 내국인이 입장할 수 있는 카지노 영업장은 폐광지역 한 곳(강원랜드)만 허가한다”고 명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선뜻 ‘카지노 육성’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카지노가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반에 해악을 끼치는 사행 산업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은 탓이다. 도박 중독, 재산 탕진 등 사회적 문제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질 거라고 우려한다. 최근에는 카지노를 합법화하지 않던 일본마저 카지노 산업의 경제 효과를 실감하고 뒤늦게 육성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물론, 오픈 카지노는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하고, 정부가 명확한 대응시스템을 갖춘다면 관광 강국으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헌 회장은…
▲(현)인하공전 관광학과 교수 ▲유네스코 아프리카 보츠나와 관광분야 교육과정 개발책임자 ▲관광레저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 상임이사 ▲한국산업인력공단 숙박서비스 분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책임자 ▲한국직업능력개발 원 숙박서비스 분야 NCS 학습모듈 개발책임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지역관광개발 기획평가위원